2010년 04월 12일
3월에 마신 와인 정리 - 독일, 프랑스, 미국 -

생각해보면 좋은 만남과 함께 좋은 와인이 있던 자리가 많았습니다.


늘 가는 T-style에서 테이스팅.
이날은 가게 오픈 1주년으로 이노우에상과 같이 화환을 보냈습니다.
1주년이다 보니 스페셜한 와인이 많이 나왔는데, 일단 화이트


2006 프리쯔 하그 리슬링 카비넷


- 언제 마셔도 좋은 프리쯔 하그의 와인. 독일와인의 정수를 보여주는 최고의 생산자는 일반 와인이라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것 같습니다.
수밀도와 과일향, 미네랄과 부드러운 토스트향을 느끼면서도 입안에서 퍼지는 밸런스 좋은 산미와 희미한 당도.
글을 쓰면서 침이 줄줄 흐릅니다. 츄릅츄릅.



2006 휘겔 알자스 리슬링


- 웬만한 독일 와인들과 비교하면 휘겔의 리슬링이 더 높은 점수를 주는편이지만...
이날은 상대를 잘 못만난듯. 맛의 스펙트럼이 하그와 비교해서 좁은편이지만 날카로운 산미와 꽃의 아로마는 훌륭했습니다.



이번엔 레드와인 비교 시음. 특별한 와인이 등장했습니다.


2006 프란시스 코폴라 '디렉터즈 컷' 카베르네쇼비뇽



- 명감독 프란시스 코폴라가 만드는 와인 중에 중급 와인으로 분류될수 있는 디렉터즈 컷 시리즈.


영화감독인만큼 와인의 이름이나 필름처럼 와인병을 감싸는 라벨 디자인은 특이합니다.

하지만 그 와인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폭발적'

마치 잼 폭탄을 터뜨린듯한 향이 올라오며 그 뒤로 올라오는 초콜렛, 체리향, 카시스향.

하지만 탄닌은 의외로 부드러운것이 아마 오픈한지 좀 되었는지라 브리딩된 상태에서 적절하게 테이스팅을 한듯.

그야말로 '미국적인 와인'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마셔도 좋고 앞으로 수년뒤에 마셔도 좋고....



2007 샤토 몽페라


- 신의 물방울로 유명해졌지만 의외로 다른 와인(신의 물방울에서 나온 와인 치고는)과 비교해서 평가를 제대로 못받는 와인.

디렉터즈 컷이 활발한 청년의 모습이라면 2007의 몽페라는 모습을 좀체 보여주지 않지만 살짝 비치는 모습에서 마음을 빼앗기는 팜므파탈이 모습이랄까.

입안에 남는 피니쉬도 전자에 비해 월등히 길며 그 향기도 디렉터즈컷에 비해 오래 간것을 생각하면 두가지 와인의 특성이 잘 비교되는것 같습니다.



아는분과 자리를 함께해서 마신 와인들. 이날은 입이 호강했습니다.

NV 뷔브 클리코 퐁사르당 샹파뉴

- 요즘들어 자주 마시게 되는 퐁사르당. 개인적으로는 기포가 좀 센편인것 같아서 디캔팅 후에 마시는게 좋은것 같은데, 장소가 장소인지라 그러지 못한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샴페인의 스탠다드라고 할 수 있지만 이 가격이면 다른 상파뉴나 클레망 드 브르고뉴쪽이 더 나을지도. 혹은 카바 쪽이나.


1988 샤토 올리비에

- 페싹레오냥의 훌륭한 화이트 와인이지만, 온도가 높아서 제대로 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참 아쉬웠고 멜론향이랄까 수박향이랄까. 꽃향기가 조금 났지만 온도가 높아서 제대로 감지하기 어려웠습니다.


1990 샤토 뒤크리-보카이유

- 20세기 보르도 빈티지중 최고를 꼽는다면 몇개가 있지만 전 프랑스, 아니 전 유럽이 동시에 훌륭한 빈티지가 된것은 1990년이 유일할것 같습니다.

보르도는 물론이고 부르고뉴,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심지어 포르투갈 까지...

일단 1990년의 보르도는 아무말 하지 말고 보이는 즉시 구매하는게 좋습니다. 평범한 샤토라도 웬만한 삽질을 하지 않은 이상 평범함을 넘어선 비범한 모습을 보여주는게 많기에...

하물며 뒤크리-보카이유 같은 유명 샤토는 오죽하겠습니까.

잔에 따르자마자 흘러 넘치는 부케에 일단 눈물 한방울 흘리고 잔에 코를 박고 또한번 눈물한방울.
1990년을 지상에 내려주신 신에게 감사하면서 잔을 휘저으니 이건 뭐 꽃밭이랄까, 별천지랄까.

실크같이 부드러운 향 속에 블랙체리, 오크, 담배향, 스모크한 토스트, 초콜렛과 함께 과실향이 올라온다. 체리, 블랙커런트, 프룬, 라즈베리 향까지.

그때 기록을 해 둔걸 보면 위에 언급한거 외에 '올해 중에 이만한 보르도를 또 마실수 있겠나' 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입 안에서는 탄닌이 절로 퍼집니다. 딱 마실때가 된 와인은 특별히 안주가 필요없이 그냥 와인만을 즐길수 있지만 마침 그때 씨베 드 세흐(와인에 조린 사슴고기)가 나와 있었는지라 같이 먹으면서 와인을 입에 넣으니 그야말로 마리아주.

천국이 따로 없는듯.






2005 샤토 라그랑쥬

- 이왕 딴김에 생-쥴리엥 와인을 하나 더 시켜서 비교해 보자는 의견이 나와 급하게 등장한 대타.

라벨이 영 엉망이라 교환을 부탁했지만 이것밖에 없다고 해서 결국 낙찰. 내용물은 이상이 없었으니...

젊은 와인이다 보니 디캔팅을 하고 약 1시간뒤에 맛보니 좀 더 필요한것 같아 결국 더블디캔팅을 하여 시음.

블랙커런트, 바닐라, 약간의 초콜렛향이 올라오면서 담배향이 조금 나더니 더이상 맡기 힘들었다. 옆에 뒤크리-보카이유가 있었으니 그럴법도 했지만...

젊은 와인 답게 탄닌이 강했지만 고기와 같이 먹으니 조금 나은편.
더블디캔팅을 했지만 역시 젊은 와인에다 2005년이라는 21세기 대박 빈티지다 보니 마실때는 한창 멀은듯 합니다.


- 다음편에 계속

by 리스 | 2010/04/12 23:49 | 취미 - 와인&사케&맛집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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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케이힐 at 2010/04/13 01:29
프리츠 하그! 하악하악!ㅋ
Commented by 리스 at 2010/04/13 09:11
하그 좋지요 하악하악
Commented by 마근엄 at 2010/04/13 12:41
프릿츠 하크는 브라우네 베르거 유퍼 카비넷으로 마셔봤는데, 명불허전. 왜 모젤 지역에서 가장 추앙받는 톱클라스 양조장의 하나인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급도 상당히 좋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보네요. 너무 인상이 좋았기에 유퍼 슈팻레제를 재워놨습니다.

뒤크뤼 보카유 1990은 부럽~. 저는 1999를 마셨었는데, 화려하다기 보다는 은은하고 우아한 스타일이어서 (빈티지 탓이 크겠죠) 나름 즐겁게 즐겼지만 기대를 충족시켜주진 못했었습니다. 의외로 기대 이상의 만족을 했던 와인은 라그랑쥬 2003년. 지난 1~2년 사이 마셨던 보르도, 아니 모든 와인을 통틀어 최고에 가까웠습니다.

몽페라는 가격 많이 올랐네요. 5800엔이면 한국보다 비싼......
Commented by 리스 at 2010/04/13 13:28
슈페트레제는 재워두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에곤뮐러와 견줄수 있는 유일한 장인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저 등급 아래의 일반 화이트 와인(쿼탈바인이었던가.. 기억이 안납니다만)도 비범한 향과 맛을 느꼈습니다.
정말 독일와인은 빠져들수록 헤어나올수 없는것 같습니다.

몽페라는 저곳만 좀 비쌌을수도 있겠습니다. 뒤크리 보카이유는 정말 다시 한번 마셔보고 싶은 생각이 물씬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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