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8월 10일
이때까지 마셔본 피노누아 중 최고의 한잔 - 2006 도미닉 로랑 본 마르 그랑 크뤼 그랑 퀴베 비에유빈유

앞서 포스팅에서 챙겨온 와인을 들고 유락쵸 근처의 콜키지 프리(1병만)인 스페인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와인에 맞는 음식이 있을까 하고 고민하던 차에 일단 먼져 마셨습니다.


...........?!



솔직히 BBQ 대회때는 술이 들어간 상태라 향을 제대로 못 맡았지만, 잔 속에서는 그야말로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처음 느낌은 코 끝으로 들어오는 비단결이라고나 할까.

표현이 웃기지만 그냥 비단결이 코로 들어오는것 같은 부드러움이 목까지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아니 마시기전부터 이럴수가 있는것인지.

그리고 느껴진것은 '꿀의 달콤함'.

투명하고 연한 꿀을 발라놓은듯한 향기.

그리고 복잡하게 일어나는 꽃 향기. 특히 은은한 제비꽃과 장미향이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깊게 코를 넣어 향을 끌어 올리니 그 속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향신료. 고급스러운 백후추 향.


향에서 이미 할말을 읽고, 이걸 어찌 마시지...하면서 조심스럽게 입가에 대었습니다.


...........헐



아니 정말로 '헐'소리가 먼저 나왔습니다.

이정도로 산과 탄닌이 조화로운 밸런스를 가진 피노누와는 처음 마셔 봤습니다.

우아하고 섬세하다는 말은 이 와인을 두고 말하는 것이련지.

감미롭고 부드러운 탄닌.

결코 자극적이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산미.

아무런 안주 없이 그냥 와인만으로 만족할만한 멋진 밸런스.

다른건 필요 없이 그냥 와인만이 있으면 되는 그런 자리.

안락하고 부드러운 침대에 그냥 몸을 뉘인듯한 착각이 일 정도로 정신줄을 놓고 있었습니다.

(옆에서 사람들이 쳐다봤지만 이미 아웃 오브 안중)


배가 고파 와인을 열기 전에 미리 주문을 했는데, 이 중에서 어느것 하나 이 와인과 매치되는것은 없었습니다.

왼쪽부터 쿠스쿠스를 곁들인 생선 & 여름 야채, 훈제 오리, 부드러운 빵.

그나마 좀 나은것은 빵 정도였으려나요.



'피노누아의 마성에 빠지면 헤어 날 수 없다' 라는 와인계의 격언이 있습니다.

이 와인을 마시면서 정말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을 다시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피노누아의 기준은 이 와인이 되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도 듭니다만, 정말 좋은 와인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길수 있다는것을 느낀 자리였습니다.

by 리스 | 2010/08/10 21:15 | 취미 - 와인&사케&맛집 | 트랙백 | 핑백(1) | 덧글(9)
트랙백 주소 : http://aris.egloos.com/tb/339942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The Aris Company.. at 2010/08/21 16:54

... 히 미남인듯. 최근 피노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역시 최근에 마신 본 마르의 인상이 너무 남다 보니... 링크 : 이때까지 마셔본 피노누아 중 최고의 한잔 - 2006 도미닉 로랑 본 마르 그랑 크뤼 그랑 퀴베 비에유빈유 그래도 적당히 마실만한 피노였습니다. 가격은 뭐... 여기서 마실 돈이면 빌라지 1등급 밭을 마실수 있지 ... more

Commented by 작두도령 at 2010/08/11 10:20
포스트 잘 봤습니다! 전 와인에 처음 입문한지는 올해인데...

저도 피노누와 와인 참~ 좋아해요.ㅎㅎ 아직 저 같은 초보들은 맛 볼 와인이 망망대해지만

이글루스에서 진지하게 와인을 다루고 있는 블로그가 몇 안되는거 같아 리스님 블로그 자주 들리도록 할게요~

링크는 나중에? :)
Commented by 리스 at 2010/08/11 13:45
감사합니다. 저도 피노누와는 많이 마셔보지 않았지만 저 와인은 정말로 특별하다고 느꼈습니다.
Commented by hiko at 2010/08/11 22:10
멋지군요. 본마르라.... 아직 못마셔본 동네..^^;

P.S. 저 이번달 말에 일본 갈거 같은데, 와인 저렴하게 구매할 만한 곳 있을까요?
Commented by 리스 at 2010/08/12 10:17
고급 와인을 구입하신다면 신주쿠에 있는 이세탄 백화점 지하 매장을, 저렴하고 리즈너블한 와인을 구매하시려면 와인 전문 체인점(yamaya 혹은 カクヤス로 검색하시면 됩니다)을 찾아보시면 될겁니다.
일본의 전자 제품 양판점 중 하나인 빅 카메라에서도 술을 취급하니 그쪽도 들려 보시면 좋습니다.

단 면세점은 비추.
Commented by hiko at 2010/08/12 23:26
넵~!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마근엄 at 2010/08/13 19:19
제가 마셔봤던 도미니크 로랑은 본-마르까지는 아니고 샹볼-뮈지니 1급밭 '레 샤름(Les Charmes)'이었는데,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본-마르를 먹기엔 눈으로 보기에도 요리가 밀려보이네요.

어느 칼러미스트는 피노 느와를 두고 '씀씀이가 헤픈 미인 여자친구와 동거하는 것'에 비유했죠. 364일 배신당하다가 단 하루 꿈결 같은 관능에 빠져들고, 그 기억으로 다시 1년을 살아가는 것과 같다고......최고의 피노를 만나려면 돈을 아낌없이 들이부어야 하지만, 돈을 들였다고 해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실망을 거듭하죠. 그러다가 정말 운명과도 같은 한 병을 만났을 때는 일생 잊기 어려운 강렬한 충격을 안겨줍니다.

제 경우는 로베르 그로피에의 레 자무뢰즈가 그런 한 병이었습니다. 꽁꽁 묶여있던 향이 터지기 시작한 그 순간에 받았던 충격이란...... 마치 향기의 폭탄을 얻어맞은 듯 했습니다.
Commented by 리스 at 2010/08/13 22:01
네. 저도 저 한병이 가져다 준 충격이 엄청났습니다. 앞으로 저런 피노를 언제쯤 다시 한번 맛 볼 수 있으련지..
Commented by 마근엄 at 2010/08/14 06:39
많지는 않지만 셀러링 중인 특급 피노가 몇 있으니,
몇 년 뒤에 같이 드시죠. ^^;
Commented by hiko at 2010/08/19 18:05
그로피에 참 맛나죠.
불곤 피노는 사랑해 주면 사랑 받은 만큼 보답해주는듯 해요~
머... 적당히 맛만 있으면, 전 충분히 만족 한다는~!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 다음 페이지 >>


카테고리
태그
이전블로그
이글루 파인더

최근 등록된 덧글
토끼요정 로라도 유명하죠 88m..
by 나원참 at 08/23
와이버스트얼마예요
by 레드드래곤 at 06/19
확인이 늦었네요. 창고에 있는..
by 리스 at 03/01
리스님 혹시 아직 판매하시는..
by 아미아미 at 02/17
현재 판매는 고려하고 있지 ..
by 리스 at 09/27
오래된 글에 죄송합니다만, ..
by 5월날씨 at 09/27
잘봤습니다 !! 너무 값진체험을..
by 진 at 05/23
최근 등록된 트랙백
rss

skin by 이글루스